주제
- #엄마표 된장국
- #초딩입맛
- #밥 말아 먹기
작성: 2025-03-05
작성: 2025-03-05 04:17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태생적으로 초딩입맛이다. 그래서 달거나 짜거나 자극적이고 새로운 음식을 선호하는 편이고 입도 짧다. 이전에 언급한 적이 있는 삶은 달걀, 사과, 그리고 바나나를 먹는 아침식사는 나에겐 보통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된장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쿰쿰하고 특유의 비린 냄새와 맛이 싫었던 것이다.
몇 년 전인지는 벌써 오래된 일이라 기억할 수 없다. 하지만 어느날 보글보글 끓는 된장국을 바라보며, 밥을 한 번 말아먹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올라왔다. 그래서 그 당시는 늘 점심을 혼자 먹었었는데 용기를 내어 국 그릇에 떠서 밥을 함 말아보았다. 그리고 그날 나는 엄마표 된장국과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엄마가 차려주지 않는 이상 된장국을 먹을 때면 항상 밥을 말아먹는 습관이 생겼다. 사실 국에 밥을 말아먹는 건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오늘같이 조금 쌀쌀한 날이면 뜨뜻~한 국밥 한 그릇이 간절히 생각날 수밖에 없다. 싫어했던 북어미역국도 밥을 말아 먹음으로서 극복할 수 있었다.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아직까지 초딩입맛이긴 해도, 이십년 전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나아진 편이긴 하다. 게다가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한식으로만 먹던 식생활은 더 다양해졌고, 무엇보다도 온갓 종류의 고기를 싼 가격에 원없이 실컷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너무나도 행복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은 이전에도 공유한 바 있는 김치찜 라면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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