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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2-06
작성: 2025-02-06 09:49
출처: Flicker
미국에서 일본인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내가 거주하는 주에서는 그나마 일본인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는 곳은 다운타운 쪽인지라 운전을 못하는 나로서는 도무지 이들과 오프라인 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다. 그렇다면 온라인 밖에는 답이 없다는 이야기인데 쥐뿔도 없는 나 같은 순수 개인이 먼저 다가가기에는 이 또한 눅눅치 않은 현실이다. 그래서 내린 나만의 결론은 언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꼭 같은 지역인들끼리만 뭉칠 필요는 없다.
대신 SNS나 NHK World Japan, 그리고 수많은 유익한 유튜브 채널들 등을 통하여 일본어 뿐만이 아니라 일본 문화, 먹거리, 여행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사실 가볍게 독학하는데 있어서 배우는 과정 자체가 지루하거나 따분하다는 것을 전혀 못 느끼고 나름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 만약 JLPT 같은 일본어 능력 시험을 목표로 하게 된다면 나는 분명 일본어 공부를 어쩌면 그만둘 지도 모른다. 물론 일본에 좋은 연이 닿아서 하는 거라면 죽어도 해야하는 것이지만.
영어도 그렇지만 나는 모든 언어들에 있어서 듣기가 제일 약한 편이다. 그래서 사실 일본어 뉴스 들을 때 제일 긴장하는 부분이 바로 "숫자듣기"이다. 그래서 아까는 망상으로 일본 가서 편의점이나 마트서 물건 계산한 뒤 직원이 '얼마얼마입니다~'라고 하면 난 분명 멘붕이 와서 '에-고 오네가이시마스!'라고 할 거 같다고.
반면에 내가 모든 언어들에 있어서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부분은 바로 '글쓰기'이다. 이건 사실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재능은 아닌 듯 하다. 어떤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로 나왔고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쓰기를 잘 못하여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서 글쓰기가 제일 쉬운 거 같다.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글을 아무런 사전준비없이 술술술~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들어 하루나 이틀에 한 번 꼴로 일본어번역연습에 도전하고 있다. SNS 상의 일본어학습관련 최대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활동하여 포인트도 딱 올해 1월 1일에 들어서 만점을 넘겼다. 조금 전에도 사실 시 한편을 도전했는데 확실히 한 달 넘게 꾸준하게 하니까 일본어에도 점점 자신감이 붙고 더욱 더 감사한건 옛날만큼 오류지적도 거의 없고 심지어 알게 모르게 내 번역 결과물을 공유해가는 분들도 더러 계신다.
사실 언어라는 건 자꾸 실생활에서 부딫혀봐야 느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일본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제로이고 (지인 중 재일교포와 결혼하신 한 분 계시긴 한데 더이상 같은 공동체 소속이 아니라 몇 달에 한 번 꼴로 연락하는 정도임) 여태까지 미국 살면서 원어민의 일본어를 딱 세 번 들었었다. 한 번은 유명 관광지에서, 나머지 두 번은 일식당에서. 하지만 초면에 들린다고 내가 무작정 말 걸면 실례일 거 같아 들리는 그 순간에 '아, 나 지금 저 사람 무슨 말하는지 알아들어' 이렇게 나 자신에게 속으로만 말하는 걸로 그쳤었다.
그래서 결론은 많은 다른 미국인들도 그렇지만 일본은 오늘도 나에게 있어서 '꿈의 나라'로만 다가올 뿐이다. 언젠가 좋은 기회가 닿여서 여행이든, 유학이든, 이민이든 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워홀은 이미 나이제한 때문에 불가능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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