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한국 장애인
- #일본 장애인
작성: 2025-03-20
작성: 2025-03-20 08:00
이 영상을 보고 그리고 이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고 일본에 대한 환상이 과감하게 깨지게 되었다. 일본의 대중교통이 장애인에게 편리하다는 점은 이미 원샷한솔님의 영상을 통하여 봐와서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이건 언제까지나 시각장애인이나 휠체어를 탄 사람들 등 겉으로 보기에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고, 나같이 어중간한(?) 그러니까 대충 봐서는 장애인 같지 사람이라면 거의 일반인 취급을 받지 않을까 싶다.
이쯤되니 나의 장애상태에 대하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시각, 지체, 그리고 정신적 장애를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설명이 쉬운 편인 듯 하다. 이 하나하나에 대하여 세밀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생활 관계도 있고 굳이 그렇게까지는 밝힐 필요가 없어서 생략한다. 참고로 정신적 장애는 미국에 와서 얻게 된 병이고 선척적으로 시력도 안 좋고 몸도 불편하지만 초중고대 모두 일반 학교를 나왔다.
한국에서 갖은 차별 받고 미국 오니 여기는 그야말로 장애인의 천국이다. 앞서도 밝힌 바가 있지만 나의 장애로 인하여 차별 받거나 안 좋은 소리 들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래서 미국 오길 참 잘했다는 안도감이 지금도 많이 든다. 믿는 사람의 표현대로라면 전적인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자 은혜요 감사이다.
만약 이 상태에서 한국에 돌아간다면?이라고 최근에 잠깐 생각한 적 있었다. 이십 년 전보다는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적인 면에서 많이 개선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와중에서도 일본으로 잠시 도피하고 싶다는 충동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위의 이 영상을 보고 마음을 한국 쪽으로 단단히 굳혔다.
베리어프리는 분명 존재하고 일본 사람들이나 대중교통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친절함은 한국에 비해서 더 과잉하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도쿄 중심부나 오사카 같은 대도심지역을 벗어나면 최소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나는 몸이 불편해서 불가능. 게다가 내가 구독하는 리틀조빅조 가족이 사는 키타큐슈 같은 외곽지역은 미국처럼 자차 없이는 이 역시도 이동에 제한이 걸린다. 플러스 홋카이도 같은 눈 많은 지역이면 겨울에는 걸어다니는 걸 아예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국토가 좁으니 운전을 못해도 왠만한 곳은 지유로이 이동이 가능한 게 장점이자 큰 매력이다. 대학 시절에 서울에 볼일이 있어서 당일치기로 다녀온 게 전부였지만 피쳐폰을 쓰던 그 당시만 해도 고속버스로 이동하는 데 있어서 큰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었다. 그리고 누구는 공감 못하겠지만 눈이 가끔 내리는 창원 내에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이 역시 나름 만족하면서 잘 다녔다.
무엇보다도 비록 한국에 대한 안 좋은 기억과 추억이 있다해도 내가 나고 자란 나라니까 지금 당장 놀러간다 해도 초반에는 좀 낯설겠지만 시간만 조금 지난다면 전혀 어색하지 않을 거 같다. 게다가 제일 좋은 건 뭐니뭐니해도 어디가나 말이 통한다는 거. 사실 난 창원에서만 살아와서 다른 곳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 통합된 마창진 중에서 의창구와 성산구로 구성된 창원 지역은 여전히 빠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이건 다 계획도시라 길 찾기가 다른 도시에 비해 용이해서 가능한 듯.
며칠 전 엄마의 말 한마디 때문에 나는 요즘 들어 다시 향수병에 걸린 거 같다.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도 뒤숭숭해서 이번주는 유튜브도 아예 쉬고 좋아하던 게임도 하루에 한 단계씩만 하는 둥 최대한으로 절제 중이다. 그래서 시간이 비어도 너무 텅텅 비는데 그냥 멍 때리면서 바깥 풍경 쳐다보거나 옛날 그리고 동생이 작년 가을에 찍은 한국 사진들을 뒤적거리고 있다. 이런 공허함을 브런치 작가 당선으로 빨리 달래보고 싶은데 언제 결과 나오려나? 게다가 당선 백퍼 된다고 보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은 이렇게 글은 썼지만 자기 전까지 뭐하고 시간 때울지 막막하기만 하다. 남들처럼 드라마 영화도 별로 안 좋아하고 좀 있으면 티비 소리 때문에 성경 읽고 분석하는 것도 집중이 안 될테고.... 진짜 뭔가 삶에 사소한 것이라도 변화가 좀 일어났으면 좋겠다. 브런치 작가 된다고 뭐 크게 달라질 것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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