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Several Reasons Why I Only Have Been Using Samsung Galaxy
- Big Screen Size
조금 전 유튜브 댓글에서 우연히 본 것인데 갤럭시만 쭉 써왔던 나로서 이에 대한 할 말이 참으로 많은 관계로 이곳에 한 번 끄적여본다. 이미 미디엄에 비슷한 내용으로 쓰긴 했지만 지금 쓰고 있는 폰이 얼마 안 있으면 만 사년이 되는 시점에서 뭔가 새로운 마음으로 진지하게 기록해두겠다.
2007년 10월에 미국에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티비에서 아이폰을 광고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몇 년 뒤 출석하게 된 교회 청년부에서는 나 빼고 다 아이폰이었는데 당시 집한 형편이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나는 또래에 비해 늦게 스마트폰에 입문하였다.
갤럭시 노트 2를 정확히 몇 년도에 가지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당시 나는 심한 백내장을 앓고 있어서 단지 큰 폰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우리집에서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접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나는 아이폰 대신 갤럭시를 선택했었고 결국 이건 나의 한평생을 책임(?)져주게 되었다.
(아버지의 폰으로 당시 따끈하게 나왔던 신곡 '강남스타일'일 본 기억이 있다)
그당시는 삼성언팩이란 게 있는줄도 몰랐고 S펜이 있어도 제대로 쓴 적 또한 거의 없었다. 거의 유일하게 했던 건 사진 뒷면에 메모를 남기는 거였는데, 이 기능은 아쉽게도 후속작인 노트 3부터 사라진 걸로 알고 있다.
당시 밖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던 중 호기심에 사진들을 하나둘씩 찍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래 스마트폰 사진촬영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가지게 되었다. 노트가 사실상 플래그십에 속했었기 때문에 사진들은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으로 잘 나왔었고, 이는 결국 다음 폰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노트를 고집하게 만들었다.
갤럭시 노트 5는 나의 희망사항이자 바람 그 자체였다. 그래서 이 폰이 생기자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른다. 게다가 색상도 골드! 이 폰을 쓰게 되면서 나는 노트 2때보다 사진을 더 많이 찍기 시작했고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작품들도 하나둘씩 탄생하기 시작했다.
S펜으로 그림도 그리고 캘리그라피도 하고 또 네모로직까지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펜촉이 무뎌지고 펜의 버튼 부분이 떨어져 나가버리는 아찔한 상황까지 도달했었는데 한국처럼 삼성 서비스 센터가 있는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폰이 퍼질 때까지 참고 버티었었다.
그리고 2021년 7월, 꿈에도 그리던 지금의 폰 갤럭시 A51 LTE 버전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 폰은 사실 그 해 3월에 어머니께서 먼저 바꾸신 폰이었는데, 언팩까지 꾸준하게 챙겨보고 있던 나로서는 보급형으로 내세웠던 이 폰의 존재라는 게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엄마 폰을 몇 번 만지작거려보고 사진도 찍어보고 또 나름대로 사전조사를 해보니 우리 같이 평범한 일반인이 쓰기에는 아무 문제 없겠다는 결론이 났었다. 게다가 A 시리즈에도 십의 자리 숫자에 따라 급이 나뉜다는 걸 배우게 되었고, 오십대 폰들은 그 이하 숫자의 폰들보다 월등히 좋다는 사실 또한 배웠다.
하지만 정작 매장에는 이 폰이 더 이상 재고가 없었고 직원의 귀띰에 따라 아마존에서 중고 비슷한 걸 사서 매장가서 개통을 하여 지금까지 잘 쓰고 있다. 이로서 이제서야 나는 삼성 스마트폰의 생태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파악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쿼드카메라를 탑제한 이 폰을 쓰게 되면서 나는 노트 5때보다 더 자주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게 되었고, 얼마전 카톡 배경화면을 바꾸는 과정 중 이 폰에 있는 사진과 동영상이 무려 천이백개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는 카톡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다운받은 것들도 포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량은 겨우 반 밖에 되지 않고, 하루에 해리포터 퍼즐과 마법 게임을 제일 많이 그리고 자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쌩쌩해서 감사하다. 그래서 마음 같아서는 2031년까지 딱 십 년을 채우고 싶은데 가능할 거 같기도, 불가능할 거 같기도.
그래서 결론은 S 시리즈 기본형만 써오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갤럭시를 쓰게 되었는데 여기에 완전히 익숙해져버려서 아이폰이나 픽셀로 갈아탈 자신도 용기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난 눈이 나빠서 가능한 스크린 사이즈가 큰 걸 써야하는데 아이폰을 쓰려면 프로맥스 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거.
무엇보다도 제일 발목잡는 건 역시 가격. 혹자는 갤럭시가 Z니 A니 뭐니해서 너무 주구난방이다라고 하지만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서 나로서는 땡큐일 뿐. 같은 A라도 앞서 말했듯이 급이 나뉘어지고 또 합리적인 가격으로 살 수도 있기 때문에 서민들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득 다음 폰은 뭐가 될지 살짝 궁금해지는데 만약 올해 당장 폰을 바꾼다고 가정한다면 폰 매장에서는 분명 S24FE를 권할 거 같다. (전번으로 조회해보고 직원이 추천해주는 시스템임) 픽셀도 호기심은 있다만 이미 박가네에서도 다루었듯 미국에선 비싸고 일본에서는 싸니, 만약 일본에 거주할 기회가 생긴다면 비싼 갤럭시 대신 픽셀을 선택할 확률도 높다고 볼 수 있겠다.
얼마 전 케이스도 바꾸었으니 더 늦게까지 존버하며 오래오래 써서 지금 예상하고 있는 것들보다 더 좋은 폰으로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담으로 최근에 무려 두분에게 내 폰 자랑도 좀 해봤는데 다들 내가 찍은 눈 사진이랑 동영상 보시고 깜짝깜짝 놀라신다. 역시 괜히 2020년에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린 갤럭시가 아닌 그야말로 가성비의 끝판왕, 아니 그냥 괴물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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