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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3-28
작성: 2025-03-28 08:40
이 영상을 보니 문득 라디오를 즐겨 들었던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KBS 1FM과 더불어 극동방송의 열렬 청취자였는데, 어느날 영어성경암송대회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나는 NIV 한영대조성경과 더불어 아버지께서 사주신 성경 전문 카세트 테이프를 소지하고 있었다. 대회에서 요구하는 부분은 마태복음 6장이었고, 이를 알게 된 이후로부터 나는 미친듯이 하루에 수십 수백번 카세트 테이프를 듣고 따라 말하며 암송하는 모든 과정을 거쳤었다.
그리고 암송대회가 있기 일주일 전 쯤에는 당시 속해 있던 교회 중고등부 예배 시간에 모든 학생들 앞에 서서 이 마태복음 6장 전체를 암송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당시 나를 예뻐해주셨던 학생 담당 목사님께서도 영어를 좀 하시는 분이셨는데 나를 대견한 모습으로 바라봐주셨던 게 아직까지도 눈에 선하다.
그리고 대회날, 나는 자랑스럽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속 학교 하복을 입고 (내가 이 하복 때문에 이 M학교에 들어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음) 대회에 임하였다. 그리고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올 줄 알고 기다렸는데 예상과는 달리 결과에는 내 이름이 없었다. 하도 궁금해서 묻고 물어서 나중에 알게 된 원인은, 끊어읽기가 제대로 올바르게 안 되어서였다고. 아무튼 그 날 교회 선생님까시도 오셔서 응원해주셨는데 아쉬웠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상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영어와 좀 더 가까워지는 소중하고 귀한 시간들이었음을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다.
미국생활 17년 시점에서 뜬금없이 요즘의 나는 여전히 끊어읽기가 약한 편인지 긴가 민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건, 극내향인인 내가 어쩜 그렇게 떨지도 않고 친구들 선후배들 앞에서 그 어려운(?) 영어문장들을 통째로 달달달 암기하여 샬롸샬롸 말했냐는 것이다. 미국 와서 동네 무료 ESL 다닐 때만 해도 앞에 나가 잠깐동안 프리젠테이션 하는 것도 엄청 스트레스 받았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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