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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2-25
작성: 2025-02-25 04:21
얼마전 인스타그램에서 '2020년 전세계인들의 국기'라는 게시글이 화제였었다. 그건 다름이 아니라 흰 천마스크를 국기로 내걸은 것이었는데 이건 바로 코로나19가 한창 창궐했던 때를 표현한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그 때부터 지금까지 가정사이든 사회적으로든 굵직굵직한 일들이 몇 가지 있었다. 가정의 일에 관해서는 사생활 관계상 밝히지 않겠다.
때는 코로나19 이전이 되겠다. 오늘의 글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2019년 연말에는 지금 쓰고 있는 이 데스크탑을 코스트코에서 구매했었다. 그래서 새 컴퓨터로 당시 따끈따끈하게 나왔던 이용신님의 돌아온 풀문 MV 두 가지도 감상했었다. 그리고 콘서트가 한국에서 성황리에 잘 마무리되고 코로나가 터져서 공연계는 그야말로 직빵의 타격.
노래방 또한 마찬가지였다. 운 좋게도 2019년 가을 쯤, 교회 분들과 노래방에서 놀 수 있는 기회가 생겼었다. 어느 가정집의 지하실에 마련된 노래방 기계를 통해서였는데 사실 난 학창시절 친구들과 놀아본 적도 거의 없고 해서 사실 나와는 분위기가 전혀 맞지 않고 단지 맨 뒷자리에서 호응해줄 뿐이었었다.
그런데 노래 책자를 뒤지다보니 내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너무나도 익숙한 노래 제목과 가수를 발견하였다. 순간 분명 하나님께서 주신 철호의 기회다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조심스래 옆에 있던 젊은 친구에게 '저... 일본 노래인데 괜찮을까요?'라고 슬며시 물었고 그 친구는 흔쾌히 오케이라고 해주고 시력이 나쁜 나를 위해 대신 예약도 해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나의 차례가 되었는데 간주에서의 강렬한 스트링 사운드에 모두들 '오~~'하고 감탄을 하였다. 그런데 노래가 바로 시작되는 그 순간 마이크가 꺼져 있는줄을 차마 몰랐었던지라 처음 부분은 생목소리로만 전달되어 아쉬웠었다. 다행히 그 첫부분 지나고 긴 간주가 흐르는 동안 마이크를 켜고 노래를 제대로 부를 수 있게 되었다.
노래 분위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상한 춤동작들이 스크린을 가득 매웠고, 또 이걸 보고 재미있다면서 교회 집사님들께서 그 춤을 따라하시는 게 너무 웃겼던 지라 노래를 부르면서도 웃음을 참느라 진땀을 뺐었다. 하지만 침착하게 조금은 떨리는 자세로 끝까지 부를 수 있었고 결국 90점을 받았다. (맨처음 마이크꺼짐만 아니었어도 더 나왔을 점수) 어느 한 분께서는 '평소의 너 아닌 거 같다' 라는 평을 내려주시기도 하였다.
아무튼 이 한 곡 이후로는 그날 더 이상의 노래들을 부르지 않았다. 아는 노래라곤 일본 노래들 밖에 없는지라 계속 일본 노래만 부르면 남들에게도 실례가 될 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쯤 되면 그럼 무슨 노래를 불렀느냐고 궁금해들 하실 줄 안다. 그래서 준비했다. 폰으로 노래들을 몇 곡 녹음해봤었는데 이게 거의 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차마 부끄러워서 주변에는 공유 거의 안 했는데 일단 그래도 한 번이나마 들어보신 엄마를 포함한 다른 분들께선 나의 색다르고 의외인 면이 느껴진다면서 다들 깜짝깜짝 놀라시곤 한다.
다음번에 또 좋은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이팝을 어느 정도 알고 즐길 줄 아는 분들과 함께하고 싶다. 아니 이왕 제이팝만 아는 거 일본 본토에서 제대로 뽕 뽑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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